솔레어 카지노 호텔 수영장 안쪽으로 마련된 수영장에 앉아
데킬라 선라이즈를 받아 한모금을 들이켜고 나니
들고 있는 잔과 하늘의 타고 내려오며 붉어지는 기운이
가슴 한 구석에 시동을 걸어옵니다.
점차 하늘의 백라이트가 약해지며
어둑해지려하는데
사실 이 때부터가 시작이 아닐까합니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고
한국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그랩 기사와 한참을 이야기하다보니
말라떼 베이워크 앞 졸리비에 가까워집니다.
이대로 들어가서 가게 앞에 세워달라고 하려다가
졸리비 앞에서 팁 50페소를 얹어 계산을 하고
차에서 내립니다.
살짝도 아니고
깜박이 없이 대놓고 들어오는
코를 찌르는 냄새
그리고 앞으로 치맥 맞은편 테이블과
그보다 전으로 꼬치구이 가게에서
풍겨오는 연기들
흐으음~ 깊이 폐속으로 집어넣어 봅니다.
그랩에서 내리자마자 온 팔과 다리에 달라붙는
이 끈적한 공기마저 사랑스러운게
바로 말라떼의 환영방식이 아닐까요...
어찌보면 대충 그린 것 같은데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다양한
킹오브 나이트의 간판까지 걷다보면
드디어 마을 튜토리얼이 끝나고
진입한 공간의 새로운 공기를 또 한번
느낄 수 있습니다.
시계를 보니 7시 7분.
아무래도 워밍업은 과일안주가 서비스 제공되는
헬로폭스에서 시작을 합니다.
통일된 드레스 스타일이 아닌 것이
오히려 고르는 맛을 더해주는 곳이기도 하고
엄하게 ㅂㅂㅇ들을 관리하는 느낌보다
그저 풋풋하게 손님과 어울리는 마마상이
또 하나의 매력이지요 ㅎㅎ
머리 치장을 마치고 안쪽 통로에서 나오는 ㅂㅂㅇ와
심드렁하게 매장 안쪽 의자에 앉아 열심히
낚시중인 ㅂㅂㅇ와
꽉끼는 청바지로 온몸의 라인을 드러내며 지각 출근하는 ㅂㅂㅇ와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아
눈만 껌벅이는 아이들까지
누구하나 같은 모습이 없네요 ^^
그 중 고개를 절반만 들고
눈이 계속 마주치는 ㅂㅂㅇ를 가만히 바라보다
둘 다 웃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마마상을 불러 지목해서 자리에 불러봅니다.
다른 업소에 일하는 아이의 사촌으로 들어와
일한지 3일째라는 ㅂㅂㅇ
잔에 소주를 절반을 붓더니
깔라만시를 잡고 콱 쥐는데
잔보다는 주변 테이블로 더 튀고 맙니다.
잔뜩 긴장한 아이앞에서
그만 웃음이 터져버립니다.
깔라만시가 한가득 묻어버린 손을 잡아
물티슈로 조심스레 닦아줍니다.
아이는 연신 마마상과 저를 번갈아봅니다.
마마상의 허락을 받고
아이를 데리고 말라떼 거리로 나섭니다.
졸리비 햄버거 좋아하냐고 하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긴 대화없이
마주보는 것도 아니지만
조용히 잡은 손을 따라
작은 두근거림이 마냥 행복합니다.
다시금 치맥을 지나 횡단보도를 지나
졸리비로 들어가
햄버거 콜라 감자 치킨 ...거기에 아이스크림 띄워진 커피까지 시켜서
가져오니 처음엔 아이 눈이 커지다가 먹는 속도가 올라갑니다.
그렇게 먹고 다시금 천천히 걸어
헬로폭스로 돌아갑니다.
자리에 앉아 노래방 책을 받아들고 넘기는데
아이가 불쑥 다가와 어깨를 맞대고
노래방책을 열심히 쳐다봅니다.
오늘은
오늘은
이 정도 가까워졌으니
내일은 얼마나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허리까지 내려오는 까만 생머리에서
풍겨오는 알 수 없는 향기에
정신이 없는데 밖에서 들어온지 얼마 안되어
서로 끈적해진 팔이 닿을 때마다
전기가 찌릿하네요
하아... 오늘은 헬로폭스에서 새벽까지 마무리 해야 할까봐요 ㅎㅎ
2018년의 어느 여름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