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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1분 

적당히 밝은 태양 아래 

4월에 접어든지도 오래이지만... 

 

창문을 열면 새벽에 열어본 냉동실마냥 

썰렁한 기운이 가득하고

다시금 두꺼운 패딩이 여기저기 보이네요...

 

띠리링

띠리링

 

사내 메신저가 분주하게 울립니다.

 

팀장 승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다음 평가에 잘 부탁드려요

축하해 앞으로 기대할게

조만간 밥 한 번 사시죠 ㅎㅎ

 

아아....

 

4월 중에 발표한다고 했던 

1분기 결과에 따른....

 

대상자 7명중 1명....

 

남은 6명 얼굴은 어떻게 보나...

뭐라고 해야 하나...

 

살아남은 줄에 섰다고 해야 할지

나가는 문에 가까웠다고 해야 할지도 막막한데

 

회사 메일 확인해보려다가

굳이....

 

다시 창가로 다가 서봅니다.

 

축하한다

기대한다

 

환기를 명분으로 열어놓은 창틈으로 

애써 입김을 내보려고 하지만 

이내 나오질 않네요.

 

똑똑똑

 

네.....

 

대상자 7명 중 저를 제외한 1명...

 

아아...

 

일단은 축하 그리고 

하아...

이런 시간은 스킵할 수 있다면...

 

 의미없는 축하가 이어질 것 같아서

 

코트를 걸치고 엘리베이터에 오릅니다.

 

어차피 퇴근이야 오후 11시나 되야 할테니...

아직 점심도 못먹었...안먹었으니...

핑계삼아....

겸사겸사....

 

제법 쌀쌀해진 거리를 느끼며 걸어갑니다.

 

초밥집?? 가볍게 냉모밀 하나??

 

중국집?? 아니 패스...

 

샌드위치 좀 사가지고 갈까?? 후우.....

 

걷고 걸어 선릉역 편의점 앞 테이블에 다다릅니다.

 

따듯한 온장고에 들어있는 

꿀매실 한 병을 사서 

야외 테이블에 앉아 한 모금을 입에 머금고 눈을 감습니다.

 

여기는 

여기는...

여기...는...

 

선릉역이 아니라

 

눈을 더 지그시 감고 떠올립니다.

 

마닐라 베이를 따라 걷다가 

졸리비가 보이면 횡단보도를 건너지요.

 

상어 이빨로 만들었다는 목걸이를 파는 할아버지와 

꽃을 든 어린이들을 지나갑니다

 

샴푸와 비누, 치약과 미용품이 가득한 스토어에서

샤워 용품을 구입하고

 

공사장 철근 10줄을 잘라만든 것 같은 것 위에

닭꼬치와 돼지고기를 구워 밥이랑 콜라랑 파는 곳에서

닭꼬치 30개와 콜라 30병에 기름과자 30봉지를 구입해서

몰려오는 아이들과 씨클 운전자들에게 몽땅 다 나눠주고 ㅎㅎ 

 

케이 커피숍을 지나 아마다 호텔쪽으로 돌아가려다

직진해서 카레향이 가득한 라면이 제공되는 치맥앞에 섭니다.

 

그 앞으로 킹오브 나이트 ㅎㅎ

 

그리고 이 동네의 상징인 분수대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오른쪽으로 돌면 인섬니아 오른쪽으로 세븐 일레븐 ㅎㅎ

 

레몬캔과 작은 병의 에너지음료를 골라 

세븐일레븐 2층으로 올라가면

헬로폭스와 사쿠라 그리고 코메코메에서 나온

그날 출전 라인업을 볼 수 있죠 ㅎㅎ

 

항상 먼저 치고 나오는건 

2층 전체를 사용하는 코메코메 아이들 

댄스타임도 길고 테이블도 넉넉하고 ...무엇보다 밝은 분위기 ㅎㅎ

깔맞 유니폼도 눈에 띄고 ㅎㅎ 

완전 다른 스타일(?) 두 마마상이 관리하는 아이스 카푸치노 맛집 ㅎㅎ

 

그리고 큰 반응은 없이 

미묘한 미소만 흘리는 사쿠라 아이들

대부분이 야외에서도 앉아있는 ㅎㅎㅎ

묘한 분위기 ㅎㅎㅎ

 

마지막으로 오픈도 호객 라인업도 제일 늦게 나오지만

나름 세련된 뉴페가 간간이 보이고 성격 좋은 젊은 마마상이 반겨주는 ㅎㅎ

그리고 밤시간에도 동행 외출(마마상 버프 ㅎㅎ)이 가능한 헬폭ㅎㅎ

 

흐음 오늘은 내일 베니스몰 데려갈 뉴페이스가 필요하니...

헬폭으로 선정~!! 내부 분위기는 재미있지만 빠로가 심한 코메는 건너뛰고

바로 헬폭으로 입장하려고 세븐일레븐 2층에서 

계단을 밟으며 밟으며 내려갑니다.

 

계단옆으로 1층 계산대가 보이고

보스 보스하는 친구들에게 

원하는 음료 고르라고 해서 

계산하는 친구 2명과 레드불 짠~~ 한번하고 다같이 원샷하고

자지러지게 웃다가 

 

세븐일레븐 문을 열고 나와 

헬폭으로 다가가는데

가는데....

 

삐리리리리리리~

 

눈이 확 떠집니다.

 

삐리리리리리리~

 

아 네 여보세요.

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 지금 점심 식사로 잠시 나와있습니다. 

20분 내로 들어가서 연락드리겠습니다. 넵 알겠습니다.

 

하아....

선릉역이네요 ㅎㅎ

 

온기가 모두 달아난 꿀매실 병에 남은 반 모금마저 입에 털어넣고

기지개를 쭉 펴봅니다.

 

다시금 폼나게

밤새 돌며 다음날 베니스몰 데려갈 귀염둥이 

찾을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모두 모두 화이팅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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