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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이 넘치는 욕조에 몸을 담가

오늘 저녁 스케쥴을 떠올려봅니다.

 

샤워 소금을 뿌려둔 터라 

물이 따듯하면서 따끔 따끔...

 

발치에 떨어진 샤워기에서는 

지금도 뜨거운 물이 나와

욕조는 계속 넘치고

 

흐음 일단 내려가면 

로빈슨몰 스벅까지 걸어가면서 

오늘 물이 어떤지 호객나온 애들 좀 보고

 

스벅커피 들고 다시 돌아오면서 거리 뒤편 

작은 가게들도 한 번 보고...

 

노래는

일단 SDN48 사랑아 움직이지 마

이걸로 듀엣 스타트 끊고

 

백허그하고 이승철 노래 2개 정도

듀엣 부르고 크으

 

손은 허리에서 허벅으로 갔다가

다시 허리로 크으 크으...

 

물을 팡팡 치면서

실루엣을 떠올려봅니다

 

아아 진짜 완전 

기가 막히는 스케쥴로

맛있는(?) 저녁 먹으러

욕조에서 나갑니다.

 

불난 바닥에 

던진 물에 푹 젖은 카페트 마냥

 

후덥지근한 가운데 내려앉은 어둠을 

저녁 가운마냥 걸치고 거리를 나섭니다.

 

오오 오늘은 발목 가리는 드레스가 많네

 

저기 쟨 뉴페인가 

ㅅㄱ 완전 크네 저기로 갈까

 

ㅋㅋㅋㅋ 에이스 자리 뺏겼나보네

호객을 쟤가 나오다니

결국 파 싸움에 깨졌구나 ㅋㅋㅋ

 

각양각색의 드레스 사이 살결보다가

사이사이 식당 앞 가드들의 총을 보면 

안전(?)하다 싶으면서도 식은 땀이 ㅎㅎ

 

띠링~!

 

굿모닝~ 잘잤나요?

완전 보고 시퍼잉~!!

 

폰을 보고 가만히 서 있습니다.

 

스벅 커피를 한 잔을 먹어야 머리가 도는데...

아직 호객 점검이 끝나지 않았는데...

평일이라 오늘 선택권이 좀 넓은데...

 

띠링~!!

 

오늘 J마마상이야

나랑 계속 같이 있을 수 있어~!!

 

에이 그래도 발길을 돌려

첫 타임은 단골 가게로 갑니다.

 

센터격 아이는 아닌지라

역시나 호객 라인으로 나와있습니다 ㅎㅎ

 

멀리서 단박에 저(호구)를 알아보고

호객 무리에서 뛰쳐나와 바로 안아줍니다

 

물컹~!! 하아... 앞으로 닿는 이 기분

이 느낌을 아는지 힘주어 한 번 더 꽈악 안아줍니다

또 한번 물컹~!! 크으~ 이게 자연산이지~

 

당당하게 입장~!!

 

역시나 너무 오픈때 온 나머지

홀은 텅텅 비어있고

 

오픈 준비가 끝나가는 시점이라 

소파 뒤 살충제 뿌린 곳도

아직 반짝입니다...

 

나름 센터라인 애들은 소파에서

나머지 호객팀 아닌 애들은 나무의자에서

폰으로 연신 낚시하며 힐끔힐끔 쳐다보는데

 

제 옆자리 아이는 코가 이만큼 올라가

천장을 뚫을 기세입니다 ㅎㅎ

 

욕조에서 생각했던 노래 제목을 보여주고

아이는 하나 하나 흰 종이에 적고

꾸야가 기본 안주랑 갖다주고

노래 쪽지를 받아갑니다

 

오늘따라 유독 올라간 드레스에

차분하게 내린 머리가 너무 귀여워하니

아이가 덥썩 제 손을 잡고 

자기 허벅지에 올려버립니다 ㅎㅎ

크으.~~~~

 

노래 3곡을 연달아 부르고

앉아 콜라 한 잔을 쏴악 마시니

온몸이 짜릿해지며  

행복감이 터져버립니다.

 

배고프다는 아이에게 메뉴판을 갖다달라하고

화장실에서 나오니 역시나

아이는 따듯한 물수건을 들고 기다립니다.

크으~~~

 

같이 들어갈까 하니

아이는 여성용으로 가자고 ㅋㅋ

그 앞에서 둘이서 빵터지는데 뒤로 느껴지는 눈초리...

 

허억?? S마마상?? 엥??

J마마상이라더니...

 

잠시 말씀드리면 J마마상은 

왠만해선 초이스한 애를 뺏어가지 않고

남은 애들로 돌리는 반면

 

S마마상은 에이스 보호를 위해

(비싼 손님에게 비싸게 넘기거나 

빠로 시스템으로 손님 오래 잡아두려고)

친밀해보이는 손님 아이들을 잘 뺏는 스타일....

 

먼가 쎄한 느낌이 왔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일단 노래 4곡만 하고

식사 메뉴 주문해서 본격적으로 하자고 했습니다.

 

아이가 달려가서 노래방 책을 가져오는 동안

단체 1팀이 들어왔고 바로 룸으로 입장

 

그리고 쇼업외치더니

11명이 들어가서 7명이 나와서 

1차 안심을 했습니다.

 

여전히 텅텅빈 홀과 많은 룸 가운데서

노래방책을 넘기는 아이와

키득거리는데

 

S마마상이 시선을 요리조리 돌리더니

손님 호출도 없는데 불쑥 룸으로 들어가더니

아이 하나를 데리고 나옵니다.

 

......

...........

...................!

 

그러더니 멍하니 나무의자에 있는 애를 데리고

제 테이블에 와서는 저랑 있던 아이와 빠로로 데리고 갑니다.

 

뭐....빠로 시스템이니까.....

 

하고 일어서는 아이도

앉는 아이도 얼굴이 썩어있습니다.

 

앉아있던 애가 저랑 친분이 많다는걸

업소에서 다 아는지라 앉는 애도 편하질 않습니다.

 

결국 저랑 놀던 아이는 룸에 갔다가

화장실을 빌미로 나와서 저에게 메신저를 쏩니다

 

"미안해 최대한 금방 나올게

나도 오늘 J마마상인줄 알았어

정말 미안해...사랑해..."

 

그리고 울적한 얼굴을 지으며

화장실에서 나와

싸구려 동물원에 박제된 사슴머리마냥

표정없이 각도만 돌아가는 S마마상의 눈빛을 피해 

다시 그 룸으로 갑니다. 

 

제 옆에 앉는 아이가 말합니다

I'm sorry

저도 말합니다.

Me too

 

시계를 보니 8시 22분...

 

이런 기분에 제가 해야하는 행동을 알고 있습니다.

 

빌 플리즈~!!

 

ㅋㅋㅋㅋㅋㅋㅋ

 

눈이 주먹만해진 S마마상은 후닥닥 뛰어옵니다.

네... 연기죠

 

저는 3가지를 먼저 말하며 확답을 받아냅니다.

1. (폰 시계를 보여주며)아직 1차 입장 90분이 지나지 않았다. 기본 요금만 내겠다.

2. 아직 아무 메뉴도 주문하지 않았다.

3. 서비스는 여기까지 이용하겠다.

 

S마마상 역시 3가지를 바로 뱉어냅니다.

1. 체인지 추가 요금 없이 에이스 라인으로 교체해주겠다.

2. 저 방에서 그 아이 당장 나오도록 하겠다. 저 아이랑 친한거 알고 있다. 내가 룸가서 말해보겠다.

3. 기분 망쳐서 너무 미안하다. 기다려달라.

 

하지만....

 

이런 기분에서는 더 놀고 싶지 않고

무엇보다 여기 있고 싶지 않습니다.

 

핀트가 나가면 그만 차가운 계산기가 되어버립니다.

 

다시금 폰을 들어 S마마상에게 보여줍니다.

 

왜?? 이렇게 시간 5분 더 보내서

기본요금 타임보다 1분 더 지나고 싶나?

 

이렇게 나올거면 미리 뺏질 말았어야지....

 

후반 시간대 장사 잘하길 바란다....

 

결국 카운터로 가서

또박 또박 힘주어 쓴

기본요금 빌지를 가져옵니다.

 

1페소까지도 정확하게 세어

잔돈까지 확실히 받아서 천천히 걸어

가드를 제지하고 직접 가게문을 열고 나옵니다.

 

보통때처럼 인사하나 받지 못하고

더러운 태클로 퇴장당해 그라운드를 떠나는 축구선수마냥

등으로 쏴대는 레이저만 받으며 떠납니다. 

 

텅빈 홀에 대한 책임으로

호객하러 나온 S마마상 눈 앞인데

길거리에서 크게 기지개를 폅니다

 

그때

 

제이미!!

 

엥?? 하도 영어 이름을 남발해서

머가 내 이름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이 이름을 부르는거면??

 

하아.... 뽀글뽀글머리에

왕방울 눈망울~!! ㅋㅋㅋㅋ

일본에 1년 일간다던 아이~!!

 

S마마상 앞에서 에라 모르겠다 와락 끌어안고...

 

왠일이야 일본은 잘 갔다왔어??

지금 어디있는데?? (S마마상이 있는 곳 건너편 가리키며)저기?? 

지각아냐?? 오늘 나랑 놀까?? 

 

메이져리그 갔다가

다시 돌아온 선수마냥

올라간 몸값에... 벌이에...

먼가 여유가 느껴집니다...

 

불타오르는 S마마상을 뒤로하고...

 

일단 스벅으로 가서 오랜 친구마냥

커피랑 조칵케익 주문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 ㅎㅎㅎ

 

지각이어도 상관없다는 쾌활한 얼굴을 마주하며

낄낄대다가 화장실 간다는 그녀 뒤로 

사실 주머니에서 한참 웅웅거렸던 폰을 꺼내봅니다.

 

 - 8:44 룸 손님 금방 나갔어. 홀에 아무도 없어. 너무 외로워. 재미없었어. 보고싶어

 - 8:47 배고파. 우리 선택한 노래 계속 반주만 나와. 

 - 8:55 뭐해? 어디야? 즐거운 하루 보내.

 - 9:13 지금도 손님 없어. 사장님 와서 앉아있어.

 - 9:21 내일 낮에 뭐해? 배고파 잉잉 ㅠㅠ

 - 9:35 아무도 안와. 망했어. 보고싶어.

 

폰 전원을 끄고 주머니에 넣습니다.

 

오늘이 날이고

 

지금 앞에 있는 사람이 연인이며

 

놓고 나면 .... 별 수 없지요...

 

결국... 내...사람은 아니니까요... 

 

지불한 만큼만 바라는 게...

나으니까요...

 

내일 낮 영화관람이랑 쇼핑 파트너도 체인지네요...

 

마스크 하나 없이 미녀들 미소를 길거리에서 만나던 2017년 말라떼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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