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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39분 

로빈슨몰에서 청바지 하나 살까 연신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어제 내린 비에 잔뜩 젖어버린 바지를 뒤로하고

수영바지를 반바지마냥 입고 나와 청바지를 고르는데

마땅히 마음에 드는 것이 없습니다.

 

또각

 

또각

 

멈칫

 

또각 

 

또각

 

멈칫

 

청바지 매장 옆 벽유리로 비치는데

그럼에도 ㅂㅂㅇ는 제가 모를거라 믿는 걸까요

 

결국 부~!! 하고 잡히는 어깨

깜짝 놀란 듯 눈을 뜨니 ㅂㅂㅇ는 이내 빵하고 웃음이 터집니다

 

하아... 행복 그 자체

 

스무살 차이나는 이 아이의 

행동 하나 미소 하나가 

방금 전까지 청바지로만 가득했던 이 한 층 전체를

아니 말라떼 로빈슨몰 전부를 하트 하트로 채워주네요

 

방금 전까지 저에게 뭐가 어울리는 지 몰랐던 청바지도

티셔츠도 손목시계도

 

하나 하나 ㅂㅂㅇ와 함께 고르고 

점원 몰래 함께 피팅룸 들어가니

모두가 다 어울리고 맘에 드네요

 

좁디 좁은 피팅룸

매장마다 간이 화장실마냥 서있는 피팅룸

둘이 들어가기엔 너무나 좁은

 

거울이 안붙은 벽을 등지고 

서로의 숨결을 느끼며 천천히 ㅂㅂㅇ 목덜미부터 시선으로 핥아봅니다.

 

ㅂㅂㅇ의 흔들리는 초점

 

일단 손등을 살짝 건드려봅니다.

 

Here....can??

 

대답보다는 손등을 따라 허리를 감싸안으며

츄파춥스보다 더 달콤한 그녀의 입안으로 입장합니다.

 

왼쪽 허리에 올라간 손이 살짝 살짝 위아래 이동할때마다

ㅂㅂㅇ 온몸이 떨리는 것이 여간 귀여운게 아니네요

 

오른손으로는 ㅂㅂㅇ 팔꿈치에 머무른채 

따스함을 전송받고 전송하고.....

 

그렇게 키스로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살짝 뒤로 돌려

피팅룸 안 거울을 보며 백허그를 합니다.

 

발그레진 얼굴에 아까보다 풀린 사슴 눈의 ㅂㅂㅇ...

 

백허그한 상태로 이어지는 키스

 

그 순간 

 

똑똑!!

 

푸흡... 풉..키킥...

밖에서 두드린 소리에 

그만 둘 다 빵 터지고 맙니다 ㅎㅎㅎㅎ

 

그리고 손을 잡고 나와 재빠르게 청바지 매장을 돌아 

영화관 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로 걸어갑니다 ㅎㅎ

 

에스컬레이터에서 저보다 두 층 높이 올라간 ㅂㅂㅇ 엉덩이를 끌어안고 1층에 바글바글 모인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아아... 영화관 앞에서 102페소에 치즈팝콘에 음료 2병 주는 세트 구매하고 입장해서 먼저 화장실로 들어간 ㅂㅂㅇ 가방을 들고 벽에 기대어 있습니다. 

 

사랑스런 여친을 기다리는 것마냥

 

내일도 이런 만남이 계속 될 것 처럼

 

정말 정말 이렇게 행복해도 되냐 싶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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