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교도소 재소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임시로 석방해달라고 대법원에 청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필리핀 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교도소 재소자 23명은 8일 대법원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공중보건 비상사태, 국가 재난, 봉쇄, 지역사회 격리 기간에 임시로 석방해달라고 청원했다.
정치범, 임신부, 노약자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인권 변호사들을 통해 이같이 청원하고 대법원이 재소자 석방 위원회를 구성,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재소자들의 석방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과밀 교도소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이대로 놔두면 교도소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엄청난 숫자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청원은 메트로 마닐라 케손시 교도소가 이번 주초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다가 숨진 재소자와 접촉한 15명을 격리한 뒤 나왔다.
필리핀의 상당수 교도소는 콩나물시루를 방불케 할 정도로 과밀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조직폭력배 간의 난투극이 벌어진 마닐라시 교도소 11 사동과 12 사동에는 정원의 4배인 800명이 수감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필리핀 보건부는 8일 코로나19에 106명이 새로 감염돼 누적 확진자가 3천87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또 5명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숨져 누적 사망자는 182명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